
AI 시대에 들어서면서 “데이터는 새로운 종류의 석유다”라는 말이 등장했다. 하지만 오늘날 AI 경제에서는 데이터가 단순한 ‘자원’ 역할뿐만이 아니라 돈처럼 거래되고, 축적될수록 가치가 커지고, 경제적 권력까지 형성하는 ‘화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데이터가 어떻게 경제의 핵심 동력이 되었는지, 그리고 왜 데이터는 더 이상 석유가 아닌 ‘화폐’로 봐야 하는지를 네 가지 측면에서 분석해 본다.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해 보겠다.
1. 데이터 가치 평가 방식
오늘날의 데이터의 가치는 예전처럼 “양이 많으면 좋다”라는 단순한 방식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오늘날 데이터는 희소성, 정확성, 적용 가능성, 최신성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서 소비자의 나이, 성별, 지역 같은 기본 데이터는 이미 널리 보급되어 가치가 비교적 낮지만, 특정 행동 패턴을 예측할 수 있는 보다 정교한 데이터는 희소성이 높기 때문에 더 비싸게 거래된다.
데이터가 화폐처럼 쓰일 수 있다는 건, 데이터가 각각 서로 다른 가치를 지닌 ‘고유한 재화’로 평가되고 유통되기 때문이다. 특히 AI 학습 모델은 단순한 데이터들보다는 ‘정제되어서 학습에 바로 활용 가능한 형태의 데이터’를 선호하기 때문에, 가공 및 정제된 데이터는 그 존재 자체로 고품질 자산이 된다.
또한 데이터는 일회성 사용이 아니라 반복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석유와의 큰 차이점이 된다. 석유 같은 경우는 한 번 태우면 사라지게 되는 자산인 반면, 데이터는 여러 번 복사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AI 모델에 활용할 수 있어 사실상 복제가 무한한 자산이라는 특성이 있다. 이 특성 때문에 데이터는 축적될수록 가치가 증가하는 특수한 경제자원이 된다. 기업들이 고객들의 데이터를 꾸준히 모으고 있는 이유도 미래에 가서는 그 데이터의 가치가 무한히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늘날의 데이터 가치 평가 방식은 기존 산업에서의 원자재 중심 사고와는 전혀 다르며, 데이터를 마치 화폐처럼 자산화하는 흐름은 계속 강화되고 있다.
2. 국가 간 데이터 이동 규제와 경제적 파급력, 데이터 국경 시대
데이터가 각 국가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인식되면서 전 세계는 본격적으로 데이터 국경시대에 들어섰다. 유럽연합의 GDPR, 미국의 CLOUD Act, 중국의 사이버보안법처럼 국가들은 데이터 간의 이동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단순히 개인정보 보호 때문만이 아니라, 데이터를 국가 경제력의 기반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특정 나라가 모든 데이터를 자유롭게 해외로 보낼 수 있게 허용한다면, AI 산업 경쟁력은 해외 빅테크 기업이 있는 국가에 집중되고, 자국 기업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잃게 된다. 그래서 각국은 데이터를 “국가 안에서만 저장·처리해야 한다”라는 법을 만들어 데이터를 국가 내부에서 확보하려 한다.
데이터 이동 규제는 글로벌 기업의 비용 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여러 나라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이라면, 국가별로 각각 데이터센터를 따로 구축해야 하므로 비용이 증가하고, 운영 구조도 훨씬 복잡해진다. 그러나 데이터 규제를 강화하면 데이터의 경제적 가치가 국가 내부에 고스란히 남게 되어 자체 AI 산업 육성 효과가 나타난다.
즉, 데이터 국경화는 개인정보 보호뿐 아니라 국가 경제력 확보·산업 경쟁력·국가 안보까지 연결된 문제이며, 앞으로 각국 간의 데이터 규제 충돌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3. 기업의 데이터 독점이 시장 경쟁을 약화시키는 구조, 빅테크가 강해지는 이유
데이터가 화폐가 된다는 말은 곧 “데이터를 가장 많이 가진 기업이 가장 강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늘날 빅테크 기업(구글, 아마존, 메타, 틱톡 등)들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엄청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은 전 세계적인 검색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서 검색을 기반으로 한 추천, 광고, 음성인식, 언어 모델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할 수 있다. 이 분야에 아무리 많은 새로운 스타트업이 뛰어들게 되더라도 구글이 가진 데이터 규모와 품질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경쟁 진입 장벽이 높아진다.
이 구조는 금융 시장의 자본 독점과도 유사하다. 큰 기업은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빨리 수집할 수 있고 수집된 데이터는 더 뛰어난 AI 모델을 만들고, 모델이 더 많은 사용자들을 확보해 새로운 데이터를 다시 생성하면서 독점적 순환 구조가 발생한다.
문제는 이런 독점이 소비자의 선택권 감소, 시장 혁신 저해,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 축소 등 다양한 경제적 부작용을 낳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유럽과 미국은 “데이터 공유 의무”, “시장 지배적 플랫폼의 데이터 분리 규제” 같은 정책을 도입하고 있으나, 실제로 빅테크 기업들의 독점을 막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결국 데이터 독점 문제는 AI 시대의 가장 중요한 경제적 이슈 중 하나가 되고 있다.
4. 데이터 거래소·데이터 시장의 성장, 데이터가 실제로 사고팔리는 시대
데이터가 화폐가 되고 있다는 가장 명확한 증거는 데이터 거래소와 데이터 마켓플레이스가 현재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여러 국가에서는 공공 데이터와 민간 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 운영되고 있으며, 기업들은 특정 목적에 필요한 데이터를 구매하여 AI 모델 개발에 활용한다.
데이터 거래소의 대표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데이터가 표준화된 형태로 분류되어 거래된다
- 금융시장처럼 가격이 실시간 변동된다
- 데이터 품질 인증 시스템이 존재한다
- 개인 정보가 포함된 민감한 데이터는 익명화 기술을 거친 후 판매된다
이 시장이 점점 커지는 이유는 AI 산업의 성장과 함께 데이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있기에 공급이 있다는 말처럼 기업이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모으는 데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소비되므로, 이미 축적된 데이터를 구매해 빠르게 제품 개발을 진행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또한 데이터 거래소는 국가 차원의 새로운 산업이 되기도 한다. 한국, 싱가포르, 유럽 등 여러 나라가 데이터 거래소를 국가 인프라로 구축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신경제 시장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이제 데이터는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경제 구조를 바꾸는 자산이자 화폐가 되었다. 데이터 가치 평가 방식, 국가 간 이동 규제, 기업의 독점 구조, 데이터 시장의 확장은 모두 한 방향을 가리킨다.
미래 경제의 경쟁력은 AI 기술력 자체보다 ‘누가 더 많은 고품질 데이터를 확보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앞으로 우리는 데이터가 국가·기업·개인의 경제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깊이 이해해야 하며, 데이터 활용 역량은 개인의 경제적 역량과도 직접 연결될 것이다.